2023년 03월 15일
이글루스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이글루스가 3개월 후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2009년 3월 18일에 블로그를 개설했으니 14년이 지난 셈이다
뭔가 전문성 있어보이는 티스토리와 거대포탈 네이버 블로그에 밀려
기울어져가는게 눈에 보이는 이글루스이긴 했으나
실제로 종료 소식을 들으니 복잡한 기분이 든다.
올것이 왔구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들인 시간이 많은 만큼 아쉽기도 하고
이 블로그의 주제는 마비노기라는 게임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었다.
마비노기라는 게임은 내 인생에서 긴 시간을 독차지했던 게임이고
그 시절 가장 몰두하고 심취했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 경험을 이글루스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었던 건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못써먹을 저질 컨텐츠로 가득한 블로그를 기꺼이 찾아와준 많은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감사의 말을 남기고 싶어서, 하라는 일은 안하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근황을 올렸던게 19년도였으니 다시 4년간의 근황 보고를 하자면
그때당시 클○○스라는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팀 팀장을 달았었고 그후로 두번의 이직이 있었다.
현재 개발에 참여중인 게임은 전세계 동접이 백만 자릿수로 나오고 있고
연봉은 4년 전보다 두배가까이 오른 대한민국 상위 10%에 들게 되었고
절친한 친구 형 동생들이 NC, 넥슨을 비롯한 국내 대형 게임회사에 자리잡았고
넥슨 본사에서 일하는 여자친구와 결혼을 염두하고 만나고 있는 중이다.
취미로는 BMW 오픈카와 슈퍼바이크를 구입해서 즐기고 있고
솜씨가 나름 괜찮기에, 올해중에 서킷 라이센스를 따보려고 한다.
갑자기 자랑글 같아서 재수없는가? 하지만 나는 감사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 블로그가 없었다면, 나는 그저 마비노기의 헤비 유저들 중 한명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블로그를 통해 나는 마비노기의 단순 유저를 넘어 인플루언서 비슷한 지위를 가지게 되었었고
내 생각과 글이 널리 읽히고 같은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1일 1포스팅을 하며 얻은 글 쓰는 스킬로 지금도 어디가서 글 좀 쓰면 좀 먹히는 편이다.
그런 경험은 중독성이 있어서, 어디를 가든 무슨 일을 하든 단순한 톱니바퀴를 넘어서
남들보다 노력하고, 주도적이고, 전문가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습성이 생겼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대단한 인간이 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분명 지금보다 초라한 인간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감사하다
이제는 글 하나 올리지도 않는 이 블로그에 아직까지도 찾아와 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고개를 숙이는 걸로는 부족해서 절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다.
"찾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비노기 타임즈 때도 그랬지만 글 백업은 따로 하지 않을 생각이다
가지고 있어 봐야 내가 시간내서 다시 읽지도 않을거고, 누구 보여주기엔 부끄럽다.
이대로 이글루스와 함께 조용히 사라져가는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또 이렇게 세상과 소통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의 취미인 차와 바이크 관련 블로그를 만들어보고싶은 마음은 있다.
아니면 게임 개발자로서 컨퍼런스 등을 통해 소통할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아니면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키우는데 올인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방향이 나에게 참된 행복을 가져다 줄지 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그렇지만 지난 인생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말하자면
마비노기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 블로그를 찾아와준 사람들은 꼭 떠올릴 것 같다.
모두 행복하십시오!

# by | 2023/03/15 13:33 | 그냥잡담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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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매를 좋아하던 엘라님님이란다.
우리 모두에게는
좋은 추억보다는 좋지 못한 기억들이 더 많았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지나고 나면 다 추억으로 남는가보당.
네가 준 "랭크 2 제작자 aho의 작품"이라는 네임이 박힌 레더롱보우는 아직도 잘 가지고 있단다.
생각보다 너무 잘살고 있어서 배가 너무너무 아파서 억울할 정도란다.
그래도 잘산다니 참 다행이네.
나두 열심히 살아볼려고는 하는데 입에 풀칠만 하고 살고 있단다.
좀 더 열심히 살았으면 지금 조금 달랐을까?
아무튼 잘살고 재미는 없겠지만 마비노기 한 번 놀러오렴.
좋은 인연 만났다니 축하하구 좋은 일 생기면 가끔 소식 전해주고...?
근데 이글루스 사라지면 보기도 어렵겠구망...
과거는 추억으로 묻고 내일을 향해 달려가자요.
잘 지내렴. 애증의 아호야 ^ㅅ^
결혼 미리 축하축하~
다들 나중에 마비노기 모바일에서 만나자구